가족학 이론
(1) 구조기능주의 이론(structure functionalism theory)
구조기능주의적 접근 이론은 사회학 분야에서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노력의 주된 흐름을 형성해 온 이론이다. 이 이론은 1950년대 들어와서 가족연구에도 적용되어 가족을 이해하는 중요한 관점을 제공해 주었다. 구조기능주의 이론은 사회체계 전체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고 사회체계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하위구조나 조직, 제도 등 사회의 부분들이 전체사회와 어떤 관련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고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를 분석하려는 입장을 취한다. 특히 사회체계의 구성요소들이 전체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에서 가족은 전체사회의 부분으로, 조직과 제도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며 전체사회체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 관련성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즉 가족은 어떠한 사회적인 기능을 하는가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사회학영역에서 이 이론을 발달시킨 사람으로서 August Comte, H. Spencer, E. Durkheim, T. Parsons, Robert Merton 등이 있다. 특히 Robert Merton은 사회구조나 조직, 제도가 사회체계에 미치는 순기능적 측면, 즉 전체를 유지하고 지지하는 측면도 있지만, 역기능적인 측면과 무기능적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이론적 관점에서 가족을 이해한다면 가족은 전체사회를 유지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대단히 중요한 하나의 조직이자 제도이며 사회의 핵심적 하위체계이다. 그래서 가족은 전체사회와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에 가족생활을 통해서 부부는 상호간에 적절한 사회적 역할을 분담하게 되고 사회인으로서 부모는 자녀를 사회화시키며 건강한 사회인으로 육성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연구에서 이러한 관점은 매우 보수적이며 지나치게 사회나 국가를 중심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2) 상징적 상호작용이론(symbolic interaction theory)
상징적 상호작용이론에서 일차적인 관심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호관계에 있다. 즉 이 이론에서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관심에서 중요한 단서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과 자아정체성, 사람들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다.
여기에서 역할은 사회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규범이나 기대되는 행동을 말한다. 자아정체성은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자기이미지 또는 자신에 대한 가치나 의미를 부여함을 말한다. 그리고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은 다른 사람과 관계의 내용을 규정하는 것이다. 어떤 개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모두에게 공유되고 있는 상징을 사용하게 된다. 즉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언어와 문자, 억양, 몸짓, 표정 등 다양한 상징을 통해서 상호작용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의 관점에서 가족을 본다면 가족은 하나의 사회집단으로서 그 구성원들은 상호작용 하는 자아정체성의 집합체이며 일정한 사회적 역할을 가진다. 그리고 가족구성원들간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며 그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물론이고 개인의 자아정체성에 미치는 영향과 결과에도 관심을 가진다. 인간은 가족생활을 통해서 일정한 역할을 인식하게 되고 그 역할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나타내는 역할의 총합체가 곧 가족이다. 그리고 가족 내에서 구성원상호간에는 의사소통을 통하여 끊임없이 상호작용 하게 된다. 가족연구에 있어서 가족관계와 구성원의 역할에 중심을 두고 있는 이 이론은 구성원의 일탈행동이나 문제행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3) 사회교환이론(social exchange theory)
사회교환이론은 경제학에서 시장의 개념을 사회현상으로서 사람들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사람들은 사회생활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자신에게 이익이 발생하느냐, 아니면 손해가 되느냐의 판단기준에 의하여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자신에게 최상의 이익이 되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여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이러한 입장은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첫째,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보상을 추구하며 처벌은 피하려 한다. 둘째,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익은 극대화하고 거기에 필요한 비용은 최소화하려 한다. 셋째, 사회교환은 사회관계에서 상호의존의 정도에 의하여 결정된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익은 자신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의 범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교환 행위는 상호간의 호혜성과 공정성의 규칙에 의해서 결정된다. 넷째,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얻은 경험적 사실은 향후 이루어지는 교환행위의 지침으로 작용한다.
가족연구에서 이 이론의 적용은 주로 배우자 선택과 결혼, 부부관계, 구성원상호간의 의사결정, 성역할, 이혼, 가족갈등과 가족문제에 대한 개입 등에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구성원들 상호간의 관계는 이해관계를 떠나 무조건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의 흐름만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으나 이 이론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 가족은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보았을 때 구성원 상호간에도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사회에서 배우자를 선택하고 혼인을 결정할 때 태도를 분석하는 이론으로 매우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족구성원간의 갈등이 야기되고 가족문제가 일어날 경우, 특별히 부부간의 의사가 대립되어 갈등이 깊어질 경우에 이 이론의 활용은 매우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족의 특성상 그리고 가족구성원들이 서로간에 상업적인 거래를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가족원은 상호간에 이타적이고 이해타산을 떠나서 관계를 수립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희생시키면서 가족을 보호하려는 욕구가 있다.
(4) 갈등이론(conflict theory)
이 이론에 의하면 인간사회는 상호갈등이 기본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타인과의 조화와 균형을 꽤하는 존재가 아니라 갈등을 조장하고 갈등을 지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이 갈등을 선호하고 있다기 보다는 사회규범과 제한된 사회자원은 개인의 욕구와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타인과의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은 K. Marx와 Simmel의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핵심개념은 갈등현상이 상호간의 이익이나 견해의 불일치, 의견이나 행동의 충돌, 강력한 자기주장과 상대방에 대한 비판 등이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과 관련하여 갈등이론에서는 자원과 권력, 협상, 그리고 합의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특히 권력은 갈등을 해결하는 힘이기 때문에 누가 권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족을 이해한다면 가족은 단순한 사랑과 애정의 결합체가 아니라 그 안에는 갈등이 소용돌이치고 있으며 가족권력이 지배하고 있는 하나의 사회집단이라는 것이다. 즉 갈등이론은 가족 내에서 보존하고 있는 자원체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구성원들의 이해관계와 권력의 분포, 그리고 구성원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협상과 타협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는 갈등현상은 반드시 문제라고 봐서는 안된다. 가족생활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이고 오히려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측면도 있다. 가족 내에서 갈등이 반복되거나 심화된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가족해체나 이혼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적절한 정도의 갈등과 긴장은 바람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은 비판적인 측면이 없는 아니다. 가족원들은 상호간에 희생과 헌신, 그리고 양보에 의해서 자원을 공유하거나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권력을 추구하기보다는 이해와 타협을 통해서 긴장을 해소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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