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성 경 상담교수 (한국청소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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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청소년 상담을 위한 전략: 관계촉진의 방법들>
비행청소년을 다루는데 첫 출발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다. 비행청소년들은 지금까지 대체로 부모, 교사, 성인, 권위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거나 거부하고 같은 비행문화에 속한 또래들과의 관계만 유지 발전시켜온 경향이 있다. 따라서 비행청소년들을 돕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들과 초기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갖는다. 일단 신뢰로운 관계가 형성되어야 탈비행화를 촉진하기 위한 다음 과정의 접근들이 효과를 볼 수 있다(오익수, 박한샘,김선남,1998). 따라서 본 장에서는 비행청소년들과의 관계촉진을 위한 상담전략을 그 단계에 따라 “다가가기(reaching)”, “수용하기(accepting)”, “관계맺기(relating)”으로 분류하고(Hanna, Hanna, & Keys, 1999), 이에 따른 구체적인 전략을 살펴본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전략과 제안들은 상담 장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상담을 비롯한 여러 가지 비행 개입전략의 기초로 활용될 수 있다.
1. 다가가기
비행청소년들은 그동안 타인과 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모델이 되어줄 사람이 없었던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행청소년들은 심하게 자기세계에 빠져있고, 성인과 아동은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느낀다(Sherwood, 1990). 그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은 자기중심적 자기몰입의 경계를 넘어선 만남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즉, 청소년의 공통된 장벽을 뛰어넘는 것을 뜻한다. 청소년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는 독특하며, 다문화적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들로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 간식 제공하기
: 청소년들은 일반적으로 먹을 것을 좋아하고 편안해한다. 과자, 사탕, 초코릿 등을 담은 그릇을 상비하 는 것이 좋다.
◦ 테이블 없애기
: 테이블은 적개심과 통제의도를 상징할 수 있으므로, 테이블 없이 면대면 마주 앉는 것이 관계를 촉진 해준다.
◦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악에 친숙해지기
: 청소년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가지고 오게 해서 어떤 점이 좋아하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한다.
◦ 말할 때 보이는 몸동작 그대로 두기
: 많은 비행청소년들은 집중하는 태도와 눈마주침이 없이도 이야기를 경청하고 의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인정해주어야 한다.
◦ 실내에서 나오기
: “그냥 말하기”는 청소년들에게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실내에서 나오면 화제거리가 많이 생길 수 있 다. 자신이 비행을 하거나 비행집단과 만나는 장소에서는 그에 대한 자기개방이 더 잘 이루어진다.
◦ 진실하게 대하기
: 작은 허위나 비진실성도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청소년들이다.
관계촉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솔직하게 다가가야 한다.
◦ 청소년에 대한 깊은 존중감 보여주기
: 만나고 있는 청소년이 화나 있고, 적개심을 가지고 있더라고 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잊어서는 안된다.
◦ 유머감각은 필수
: 청소년들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분위기를 고마워하고, 자신을 웃게 하는 사람을 쉽게 믿는다
(Bernstein, 1996).
◦ 스스로 웃을 줄 알기
: 청소년들은 자신의 결점이나 잘못을 보고 웃을 줄 아는 어른에 대해 각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경직된 허풍쟁이가 아닌 현실의 사람으로 받아들인다.
◦ 상담에 대해 교육하기
: 상담이 더 행복하게 하고, 더 인기있게 만들어주고, 더 쉽게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구체적으 로 설명해준다.
◦ 권위의 상징임을 피하기
: 인간적으로 다가가지 않고 권위의 상징으로 다가가서는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사회의 불합리에 대 해 비판할 때 비행청소년들은 자신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 관계가 안정화될 때까지는 전문가의 입장도 피한다
: 아무 것도 모르는 입장에서 청소년에게 질문하고, 그들을 통해 정보를 알아간다. 청소년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태도로 접근할 때, 자기들을 속이고, 조정하고, 안정시키고, 진정시키려는 권위자 로 인식한다.
◦ 비행청소년에게 학위나 자격증을 내세우지 않는다
: 전문가 입장과 마찬가지로 학위나 전문가 경력 등은 거리감과 긴장감을 불러온다. 청소년으로부터 존 경을 받기보다는 재미있고 놀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유사한 경험이야기 하기
: 비행청소년과 유사한 경험이 있다면 이야기하고, 그런 경험이 없다면 솔직하게 경험이 없어서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 “단기적(brief)” 태도 전달하기
: 청소년들은 결과가 빨리 나오기를 원한다. 회기를 매일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바 람직하고 지금 현재 중요한 문제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 내면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다
: 많은 비행청소년들은 그림그리기, 색칠하기, 만화그리기, 조각하기, 콜라주 등의 표현예술기법에 잘 반응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강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 동심원 기법 활용하기
: 청소년의 자기개방 정도를 알고자 할 때, 그리고 자기 개방을 촉진할 때 Lazarus(1989)의 동심원 기 법을 활용한다.
◦ 인지적인 접근을 선호하지 않는 청소년에게는 통찰에 집중하기 않기
: 행동의 변화 후에 통찰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행동의 변화 다음 생각이 달라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상담자의 호의에 반항과 적개심에 대한 적절한 반응
: 비행청소년들은 “나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면, 아마 당신 머리가 돌아버릴 거예요”라고 말하곤 한 다. 여기에 대해 “내 머리는 이미 돌아버린 것 같다. 넌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괜찮거든”이라고 반응함으로서 관계는 발전될 것이다.
◦ 약물과 알코올에 대한 재개념화
: 약물과 알코올의 사용은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시도일 뿐이라는 재개념화가 필요하다. 공격적인 비행 청소년들은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진 약물과 알코올에 대한 환상을 이해하게 된다.
◦ 상처에 초점을 두고 분노로 들어간다
: “그동안 살아오면서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간단히 물어봄으로써 화가 난 비행청소년을 안정시킬 수 있다. 그리고 나서 “힘이 드니까 화도 많이 나지” 등의 반응으로 이어갈 수 있다.
◦ 저항 격려하기
: 비협조적인 청소년에게는 “네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많이 불편하면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 다면 나도 듣고 싶지 않거든” 또는 “말하지 않는 것이 너에게 중요하다면 그걸 잘 지켜봐. 그러면 너 한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 수 있을거야”라는 식으로 말한다.
◦ 긍정적인 면 이야기하기
: 상담과정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청소년에 대해서는 “너는 모든 면이 참 괜찮은데, 작은 부분이지만 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혹시 있니?”라는 식으로 접근하여 상담에 대한 흥미를 북돋울 수 있다.
2 수용하기
현재 비행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행동, 생각, 태도가 변화해야 함이 당연해도 비행청소년 개인은 인간으로서 무조건 존중되어야 한다. “네가 화를 내고 있을 때도 나는 네가 좋아” 또는 “너의 태도나 행동과 상관없이 네 안에 있는 소중한 것들이 내게는 보이는구나”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얼마나 나쁜가에 대해서만 들었던 비행청소년들을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놀라고 감동을 받는다. 그러나 실제 비행청소년을 만나다 보면, 그들의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화도 나고 가족 상황에 대한 동정심에서부터 현재 행동이나 태도에 대한 적개심이나 혐오감까지 여러가지 감정이 생긴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들은 비행청소년과 관계 형성을 방해하므로, 이러한 감정을 인식하고 잘 다루어나가야 한다. 다음은 비행청소년을 수용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몇가지 전략들이다.
◦ 상담회기 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행동의 경계를 분명하게 하기
: 신체적 접촉, 흡연, 회기에 오기 등의 약속을 시작할 때 정한다.
◦ 선긋기-폭력 또는 폭력에 대한 위협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허용하지 않는다
: 비행청소년에게 첫 회기부터 폭력에 대한 법적 대응에 대해 설명한다. 숨겨진 위협이 있을 경우에도 즉시 탐색하고 명료화해야 한다.
◦ 힘겨루기 하지 않기
: 권위를 내세우거나 통제하려고 하면 관계 형성을 할 수 없으며, 공감으로 다가가야 한다. 비행청소년 이 힘겨루기를 하려고 한다면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 존경을 강조하는 것을 피한다
: 상담자에게 존경심을 보일 것을 주장할 필요는 없다. 타인에 대한 존중, 존경이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상담자에 대한 존경심도 발달한다.
◦ 분노표출과 적개심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 비행청소년의 분노나 폭력에 대한 언급에 대해 저항하거나 싫어하거나 위축되면, 비행청소년을 이것을 알아차리게 되고 관계 형성도 퇴보하게 된다.
◦ 청소년의 인식 인정하기
: 청소년들은 자신의 교사, 부모, 목사, 상담자 등 자신의 삶 속에 들어와 있는 어른들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수용하고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전이 현상의 확인과 활용
: 비행청소년과의 상담과정에서는 분명히 진전이 보이다가 다음 회기에 바로 적대적으로 상담자를 비판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전이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비행청소년은 무의식적으로 상담자가 정말로 자 신을 버리지 않을 것인지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즉, 관계가 깊어졌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 자극적인 언급에 대한 즉시적 재개념화
: 어른들이 깜짝 놀랄 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는 비행청소년들이 있다. 예를들어, “선생님 고양이 키우세요? 저는 고양이에게 가스를 뿌리고 불을 붙이기를 좋아해요”라는 식의 이야기에 대해, 상담자 는 “그렇구나. 그렇게 하면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보려고 그런 일을 하는거니?”라고 반응하여 즉각 적으로 재개념화한다.
3 관계맺기
비행청소년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 개입전략의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비행청소년들은 반항적으로 도움을 거절하다가도 어느 순간 또 간절히 도움을 청한다는 것을 아는 것도 문제의 한 부분이다(Church, 1994). 비행청소년들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일반적인 전략들은 다음과 같다.
◦ 혼란한 상태 받아들이기
: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정보가 필요할 경우, 이것에 대해 만나고 있는 비행청소년에게 설명을 요구하 고 언제, 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를 직접 물어볼 수 있다.
◦ 위기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기
: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거나 체포되거나 가출을 하는 등의 위기상황은 비행청소년들에게 일상적으로 나 타나는 일이고, 진전이 있는 상태에서도 그런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
◦ 유사한 상황에서 변화한 다른 비행청소년의 이야기 들려주기
: 유사한 고통스러운 경험을 가진 또 다른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상황에 비추어 볼 수 있는 새로운 틀을 갖게 된다.
◦ 회기를 통해 어떤 것을 알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준다
: 가능한 구체적으로 상담과정을 통해 상담자가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비행청소년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성인들도 청소년들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 청소년의 입장에 서기
: 청소년의 독립에 대한 열정, 인생의 정상에 대한 애정, 발견의 기쁨, 즐거움에 대한 희열 등을 기억하 고, 상담자 자신의 해결하지 못한 청소년기 과제들을 잊어야한다.
◦ 다른 상담자와 라포형성이 더 잘되면 교체한다
: 모든 내담자에게 맞는 상담자는 없다. 어떤 상담자와는 관계형성이 안되지만 다른 상담자와는 관계형 성이 잘되는 청소년이 있다.
◦ 짧게 이야기하기
: 대부분의 비행청소년들은 교육적인 긴 설명을 견디지 못한다. 짧은 문장으로 끊어서 말할수록 효과적 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중요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우회해서 접근하는 것보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여 질문한다.
◦ 자기개방의 한계 인식하기
: 상담자의 자기개방은 강력하고 조력적이고 모델링 과정에 관련된다. 그러나 내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자기개방은 피해야한다. 그리고 내담자와 관련없는 상담자의 사적인 문제나, 다시는 반복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한 자기개방도 피해야 한다.
◦ 공감을 방해하는 깊은 보살핌(caring)은 피한다
: 공감과 보살핌은 다른 것이다. 비행청소년의 비극적 이야기에 대해 정서적으로 깊이 관여하게 되면 분 노, 동정, 보호, 반감의 정서에 휩싸이게 된다. 이것은 비행청소년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공감 능력을 방해하고, 상담자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할때 치료과정도 장애에 봉착하게 된다.
◦ 치료적인 또래 문화 만들기
: 아이들에게 서로 서로 공감하고 돕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강력한 영향을 갖는다. 이러한 또래들과 집 단상담에 참여하고, 매일 매일의 상호작용을 하게 하는 것이 개인상담보다 훨씬 강력할 수 있다.
◦ 갱집단(gang) 다루기
: 갱집단을 집단상담에 참여시켜 그들 속에 잠재하는 특성을 치료요인으로 작용하게 할 수 있다. 보편 성, 집단응집력, 카타르시스 등의 집단상담 치료요인이 폭력집단 구성원들 사이에 있다.
◦ 죽음, 소외, 무의미, 자유 등의 실존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기
: 많은 비행청소년들은 적극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에 매달리고, 때때로 강한 정서로 반응한다.
◦ 희생양 확인하기
: 비행청소년이 부모나 다른 권위자의 희생양은 아닌지 물어보는 것에 주저해서는 안된다. 권위자들의 불공평하고 해로운 행동들을 정확하게 확인해야한다. 비행청소년에게 반드시 동의하지 않더라도 비행 청소년의 인식을 알아주고 그들의 감정을 반영해야 한다.
◦ 성차별 확인하기
: 비행청소년이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았는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하고, 여기에 대해 진실 하게 공감해야한다.
◦ 성욕 과소평가하지 않기
: 많은 청소년들이 성욕을 가지고 있다. 여성 상담자들은 안아주거나 기타 신체적 접촉이 남학생들에게 성적 충동을 일으킬 수 있음에 유의해야한다. 마찬가지로 여학생들은 옷차림이나 여성으로서의 인정을 요 구하면서 남성 상담자들을 유혹한다. 이러한 행동들을 무시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다루어 나가야 한다.
◦ 주목받고 싶어하는 청소년에게 주목하기
: 어떤 행동을 “단지 주목받고 싶어서”라고 보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주목받고 싶은 것은 인간의 매 우 기본적인 욕구이므로 이를 무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아이는 주목을 받지 못하 는 것이 가장 결핍된 부분일수도 있다.
◦ 자연스럽게 직면시키기
: 직면은 비행청소년과 작업함에 있어 자연스럽고 중요한 일이다. 친하고 공감적으로, 그리고 유우머와 보살핌과 함께 직면하고, 진실함 속에서 재개념화가 일어나야 한다.
◦ 비행청소년의 중요 방어기제인 무심함 알아차리기
: 비행청소년들은 책임의 짐이나 학대의 아픔을 느끼기 보다는 그것에 무심해진다. 많은 경우 고통에 대 해 너무 예민해서 미리 그것을 피해 무심해지는 것이다. 무심함을 상처나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한 것 이라고 재개념화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는 “아무 것에 대해서도 신경을 안쓰는 것”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신경을 써도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의 목표로 재개념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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