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 정신지체학생 성교육(신체구조에 대한 이해)1
1. 들어가는 말
"눈은 어디 있나?"
"여기!"
"코는? 입은?"
학생들과 나는 마주 보고서서 자신들의 신체를 손끝으로 탐색해 간다.
정신지체장애학생들의 성교육 첫 시간을 마친 후 이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해야할지 무척이나 막막해 했던 기억이 난다. 장애학생 방과후 교실을 다니는 10명쯤의 학생들은 남자가 7명, 여자가 3명으로 연령은 8세에서 13세까지 구성되어 있었다. 수업은 일주일에 한번씩 20분 동안 실시된다. 대부분 정신지체이고 정서장애 그리고 다운증후군이 각각 한 명씩 있었는데 그들 중 자신의 성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학생은 단 2명뿐이었다. 몇 주 동안은 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들은 대단히 부산스러웠고 수업이 끝나면 나는 목안이 칼칼했다. 학생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나는 장애학생들에게 어떤 식으로 성교육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내 눈을 그들의 수준에 철저히 맞추어야 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들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알아 내어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눈은 어디 있나? 라는 노래였는데
"눈은 어디있나?"
하니까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두 눈을 정확하게 가르켰다. 나는 자신의 눈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아도 성교육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자 눈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코는?, 입은?, 귀는?, 머리털을 매만지고 목과 어깨, 가슴, 배꼽 "배꼽은 우리가 엄마 배속에 있을 때 엄마의 몸과 내 몸이 연결되어 있어서 맛 있는 것을 먹었던 줄이었는데 우리가 세상에 나오면서 잘라내어 이렇게 배꼽이 되었어요. 자 다시 밑으로 가면 무엇이 있나요?"
"생식기!"
"생식기 위에 두 손을 얻어 보세요! 생식기에는 무엇이 있나요?"
"아빠씨, 엄마씨!"
"네 맞아요. 여기는 생명을 만드는 씨가 있는 곳 이예요. 엄마씨가 있는 친구들 손들어 보세요. 아빠씨가 있는 친구는?"
뒤로 가 볼까요? 둥그런 모양의 엉덩이가 있지요? 그 사이에 무엇이 있나요?"
"항문!"
"예 이제 다리로 가지요. 굵은 다리는 허벅지라고 해요. 계속 아래로 내려 가세요. 발가락까지 왔어요 발가락이 나란히 있군요. 자 그럼 다시 위로 올라 가 볼까요? 다시 내 다리네요. 내 허리, 내 가슴, 내 팔 , 자 내 손이예요. 두 손을 짝 펴고 한번 손가락이 몇 개인지 세어 볼까요?"
"하나, 둘, (그제서야 "하나" 하는 학생도 있다) . . . . 열! . . 열!"
우리는 무슨 전지훈련을 하는 선수들처럼 매시간마다 진지하게 자신의 몸의 생김을 익혀 나갔다.
2.몸말
본고에서는 장애학생의 성교육중 자신의 신체구조와 생리를 어떻게 시킬 것인가에 관하여 그동안 수업을 해 왔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풀어 가려고 한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장애를 가졌고 나는 그들의 선생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 키를 그들과 나란히 하여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나는 귀를 열어 놓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알아 듣는 언어로 말해 주고, 그들의 반응을 기다려 주었다. 그것이 전부다.
① 몸을 느끼게 하라
Real People Dolls는 성폭력 피해아동의 치료상담과 성교육 때 사용하는 교육용 인형이다. 엄마와 아빠, 딸, 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순면으로 만들어서 손으로 만졌을 때의 느낌이 참 좋다. 인형의 겉모습은 일반인형과 별 다르지 않는데 몸에는 유방과 성기가 있고 음모가 나 있으며 입과 질, 항문은 구멍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노래를 부르면서, 때론 두 손으로 몸을 느껴 가며 자신의 몸과 친숙해졌다. 그런후에 다시 인형을 가지고 신체구조를 익히게 했다. 2인이 1조가 인형을 하나씩 가지고 외모를 보고 성별을 구별시켰다. "자 이제 샤워를 할까요? 샤워를 할려면 옷을 벗어야지? 그래서 한 명은 옷을 벗기고 또 다른 한 명은 그 옷을 잘 개어 놓도록 지도했다.
속옷을 입은 인형을 보고 "왜 사람은 팬티를 입을까요?" "사람들이 팬티를 입는 것은 부끄러워서 입는 게 아니라 생식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입어요. 엄마씨와 아빠씨는 생명을 만들기 때문에 무척 소중하거든요".
"엄마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했네요? 왜 그랬을까요?" "엄마의 유방은 아기에게 젖을 주는 곳 이예요! 우리도 아기였을 때 엄마의 젖을 먹었어요! 엄마의 유방은 소중하기 때문에 브래지어를 하는 거예요. 선생님도 브래지어를 했어요. 여기에 있는 여자친구들도 나중에 크면 할거예요"
명칭을 정확하게 쓰자고 해 놓고서 나 자신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는 단어를 찾다보니 학생들에게 난자와 정자를 엄마씨와 아빠씨로 가르쳤다. 나는 아이와 어른의 몸의 크기가 다르고 여자와 남자의 모습의 어디가 닮고 다른지에 가르쳐 주고 다시 학생들이 그것을 설명하도록 했다. 특히 생식기의 모양이 어른이 되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하여 알도록 했다. 처음에는 동성인 인형을 가지게 했다가 후에는 이성인 인형도 다루게 했다.
중도학생에게는 "자기의 생식기가 이렇게 생긴 사람?" 아니면 "서서 오줌을 누는 사람?"하면 성별구분이 좀 통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인 지도가 뒤따라야 한다.
교사 :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학생 : "아빠와 아들이 똑같아요!"
교사 :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학생 : "엄마와 딸이 똑같아요!"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 노래가락을 이용해서 성별을 구분하게 하는 것이다.
아빠인형을 높이 들고 "이 인형과 닮은 사람은 일어나 보세요?"하면 여학생도 일어나고, 또 남자친구가 앉아 있으면 "야 너도 남자잖아!"하면서 일어 서게 한다. 이럴 때 경도학생들은 중도친구들을 도우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듯 했고 교사의 보조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대견스러운 모습이다.
벗겨놓은 옷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자기의 인형에 맞는 옷을 찾아가게 하여 다시 입히도록 한다. 엄마인형의 브래지어를 입히는 것을 어려워 하는 것 외에는 잘 하는 것 같다. 나는 분주히 옷을 입히고 있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옷은 자기 스스로 입어야 해요!"라는 말을 지난 시간에 했던 대로 반복하고 있었다
②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가르쳐라
이 교실에는 사춘기를 맞이한 학생들도 있는데 그들은 끼리 끼리 같이 다니고 화장실문에서 동시에 나오기도 한다. 그들에게 신체 성숙에 따른 교육을 주어야 하는데 남학생에게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몽정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여학생인 경우 월경을 할 때 생리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어야 한다. 사춘기를 보내는 학생들에게 그들이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며 엄마 아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어 준비시켜야 한다.
학생들이 화장실 사용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남학생과 여학생 따로 화장실에 들어가서 수업을 했는데 의외로 학생들은 노크하는 것에 매우 서툴렀다. 노크하는 방법과 안에서 신호를 보내는 과정을 개별적으로 반복시켰다. 화장실 사용에 관한 수업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휴지는 얼만끔 끊어서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 휴지는 휴지통에 넣고, 옷을 제대로 입었는지에 대해 체크해야 한다. 손을 씻고 물을 꼭 잠그는지, 화장실 불을 잘 끄는지를 생활 중에서 지도한다면 좋겠다. 대부분의 경도 학생들은 생활 중에 별 무리가 없는데 중도학생들에게는 이런 과정에 대한 세심한 수업이 필요로 한다. 화장실외에도 공중시설에 대한 지도도 평상시에 시켜 주어야 한다.
자녀가 몽정과 월경을 할 나이가 됐다면 그전에 미리 그것에 관하여 말해 주어야 한다. 몽정을 한다는 것은 정자가 성숙되어 생산이 되고 있다는 표시이다. 분비물이 묻은 팬티를 대야에 담가 놓게하는 것도 좋은 지도가 될 수 있다. 반면에 몽정에 대하여 알지 못한 아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현상을 오줌을 싼 것 이라고 잘못 받아들여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몽정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안심시켜 주어야 한다.
또한 정자가 성숙되었다는 것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 즉 자신의 정자를 소중히 여기고 관리할 수 있는 책임적인 성을 부모는 반드시 알려 주어야 겠다.
장애 딸을 둔 부모의 가장 큰 어려움중의 하나가 월경처리를 어떻게 해주어야 할 것인가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생리대로는 해결 방안이 어렵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딸의 월경에 대하여 미리 준비시켜 주어야 한다. 딸의 생리대 처리에 대해 직접 차근차근히 과정을 보여주고 설명하면서 그가 따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주지시켜 주어야 하며 또한 자신의 몸을 소중히 관리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가 중도라면 일반적으로 쓰는 생리대를 팬티에 실로 꿰메어 아예 팬티를 갈아 입게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생리대를 아무데서나 꺼내어 버리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질색한다. 그의 그런 행동은 미리 훈련받지 못했다는 증거다. 만약 딸 아이가 자신을 관리할 줄 모른다면 그는 타인들에게 멸시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시기는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또래집단에서 자신을 발견해 가는 때이므로 특별히 부모는 자녀의 이성교제를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에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이성간에 자기표현에 대하여, 그리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어떻게 자제할 것인지 부모는 자녀의 이성친구인 부모와 함께 공동의 과제로 그들을 도와야 한다. 그들도 사랑할 수 있으며 결혼하여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대화중에 말해주어 그들로 자신의 삶에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건강한 이성교제를 통하여 더욱 성숙되어지고 책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원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시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시기이므로 자신은 사랑받고 있다라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충분한 사랑을 받은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안다.
그들과 이런 내용을 다룰 때는 그것에 대한 정보를 주기전에 자신의 느낌을 말 할 수 있게 하는 분위기가 우선되어야 한다. 나는 1년 내내 서너가지 주제로 수업은 계속 반복에 반복을 거듭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학생의 장애정도에 따라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하려고 신경을 썼다. 처음부터 배운 경도 학생들은 자신의 신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데 비해 중도학생들은 가끔씩 헤매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은 기존에 수업을 받던 친구들과는 장애정도에 관계없이 신체인식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학생들과 성교육을 하면서 나는 그들이 지능의 장애가 있다는 생각마저 잊어 버렸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지해 주면서 나는 장애인성교육의 가능성을 예감했다.
그들은 나의 귀에 대고 소근 거린다.
'선생님. 우리를 크게 하는 것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거예요!'
③ 자신을 사랑하도록 가르쳐라
이제는 벽면 거울이 있는 곳으로 수업장소를 바꾸어 보자. 학생들은 거울 앞에 서는 것을 몇 번하고 나더니 거울 속의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한 줄로 나란히 서서 다시 "눈은 어디있나?"를 부르면서 자신의 전신을 관찰한다.
거울을 앞에 두고 이런 수업을 하면 학생 자신의 신체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높일 수 있으며 다른 친구들과 성인인 나의 모습을 보면서 신체의 닮음과 다름을 배우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교사 : "눈은 어디 있나? "
학생 : "여기!"
교사 : "남자들은 어디있나?"
학생 : "여기!" (남학생들은 손을 높이 들고 "여기!"라고 외치고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을 손으로 가리킨다)
교사 : "여자들은 어디있나?"
학생 : "여기!" (여학생들은 손을 높이 들고 "여기!"라고 외치고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을 손으로 가리킨다)
교사 : "그렇다면 나는 어디 있을까?"
학생 : "여기!" (두 손을 가슴 위에 포개어 얹는다)
교사 : "자 따라 하세요! 나는 / 이 세상에서 / 가장 / 소중한 / 사람입니다.
학생 : "나는 / 이 세상에서 / 가장 / 소중한 / 사람입니다" (두 손으로 둥근 원을 그리고 엄지로 최고라 는 표시를 한 후 다시 자신의 가슴위로 손을 모으게 한다)
다시 한번 옆 친구를 보고
교사 : "너는 / 이 세상에서 / 가장 / 소중한 / 사람이야!"
학생 : "너는 / 이 세상에서 / 가장 / 소중한 / 사람이야! (서로의 눈을 보고 상대방을 가리키며 둥근 원을 그리면서 엄지손가락으로 최고라는 것을 표시해 준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전신을 보고 있는 이들의 표정을 살펴보라! 분명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처음에는 직시하지 못하지만 차차 자신을 꼼꼼히 살핀다. 그럴 때 나는 그들에게 말하게 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이제는 이런 수업이 마치 익숙해진 체조처럼 학생들은 잘도 따라 한다. 우리는 가끔 거울 앞에서 소위 말하는 '키 커지는 운동'도 한다. 그것은 내가 에어로빅에서 배운 준비와 마무리운동을 말하는데 학생들은 나를 보면서 들쑥 날쑥으로 따라 한다. 두 팔과 두 다리 그리고 몸통을 쭉쭉 뻣으며 몸을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자신 안에서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운동은 참 즐거운 경험이다.
장애학생을 가르칠 때 교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도 방법이 동원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나를 탈렌트로 만들곤 한다.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키워 주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기신체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대단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자신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로 자신을 당당한 사람으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랬으며, 아직 어리지만 자신의 장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했다.
④ 몸에 대한 명칭을 정확하게 쓰게 하라
내가 성교육을 하면서 염려가 되는 것은 성교육시간에는 명칭을 정확히 배우는데 가정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번은 비장애아동 교실에서 한 아이가 냉큼 하는 말 "나는 복지관에서는 음경이라고 그러고 집에서는 고추라고 하는데!" 그 아동의 말을 듣고 나는 내심 중얼거렸다. "그래 그것이 우리나라 성교육의 현실이야"
우리가 신체에 대한 명칭을 올바르게 쓰자고 하는 것은 성에 대한 태도와 자세를 갖는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생식기는 음순, 음핵, 요도, 질, 자궁, 난관, 난소 등으로 이루어 졌으며 남성의 생식기는 음경, 고환, 음낭, 정낭 등으로 불리운다.
어릴 때 부터 정확히 배운 이름은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엄마 이게 뭐야?"하고 묻는데 "음 그것은 노란 꽃이야!"라고 대답한다면 자녀는 그만큼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노란색 튜울립 꽃이란다" 라는 명료한 정보를 받은 자녀는 노란색 튜울립을 보면 그것을 알아 보고 그 꽃에서 받은 느낌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우리는 생식기에 대한 명칭사용이 매우 서툰 것을 보게 되는데 "거시기가 거시기 했어요"라는 언어사용은 거시기 수준의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머니성교육교실에서 자신의 생식구조와 기능을 제대로 아는 분들이 드문 것을 보게 된다. 부모가 잘 알고 있으면 자녀들에게 분명히 가르칠 수 있으며 자녀들의 질문에 당혹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나는 장애부모 성교육에서도 생물학적인 신체의 이해를 강조한다. 그것은 자녀의 생김을 직시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자녀의 장애 역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장애 자녀와 같이 장애자녀도 똑같은 발달과정을 경험하기 때문에 우리는 장애자녀의 신체발달과 함께 심리적인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정신지체장애 학생들에게 생식기가 있는 인형을 보여 줬을 때 학생들은 놀라거나 부끄러워하는 반응도 보이지 않아서 나는 이 인형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염려가 됐다. 성교육 시간마다 거의 인형을 사용하는데 가끔 빈손으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집중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다른 방법으로 아동들의 몸에 관한 인식도를 체크했다.
전지 두 장에다 한 팀은 여자를 한 팀은 남자를 그리는데 몸 선만 그리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후에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과 코 등을 그리는데 각각 같은 색으로 표시하도록 한다.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신체의 명칭을 알아 맞추게 하는 것인데 학생들의 참여도는 대단히 높았다. 때로는 명칭 하나만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오늘은 눈이 하는 일에 대해서 알아 볼까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학생들은 성교육에서 배우는 것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명칭의 다름에서 오히려 혼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을 가르치면서 절감하는 것은 무엇보다 장애인의 성교육은 그들과 함께 하는 주변 사람들의 교육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상황에서든 누구나 장애인에게 일관성 있는 정보를 주게 된다면 그는 자신을 확고히 받아들이게 되고 또한 스스로를 돌볼 줄 알게 될 것이다.
3. 나가는 말
장애인의 성교육은 비장애인과 같이 어릴 때부터 이루어져야 하며 비록 그가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반드시 그가 알고 행동해야 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어야 한다. 몇 번을 말해줬는데 안 되더라며 실망할 일이 아니다. 장애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다른 것이라면 자녀에게 가르치기를 원하면서도 성에 관해서는 함구하며 희망조차 묻어 버리는 경우를 보게 된다. 반면에 자녀에게 성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대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그들은 뭘 모른다고 단정치 말라. 그들에게 생식기를 알게하는 것을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타인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많은 예를 들어 가르쳐야 하는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그것은 올바른 성교육에서만 바른 행동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을 알아갈수록 자신 안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감싸 주는 것을 배우게 되고 자신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간다.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인식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장애를 뛰어 넘을 수 있다.
당신의 자녀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몸이 어떻게 생겼으며 그 기능에 대하여 가르치라. 무엇보다 그 생명은 생명의 씨로부터 온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한다.
사지장애를 가진 오토다케를 보라!
그가 자신의 장애를 개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그 부모의 대단히 긍정적인 양육방식과 오토다케의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를 존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 자녀가 가정 안에서 인정받을 때 밖에서도 존중 받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자. 우리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일이다. 그들이 반복적인 수업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지라도 결코 실망하지 말라. 그들이 비록 교사의 가르침을 행하지는 못할지라도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분위기에서 그들은 행복할 수 있다.
진정 우리가 그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은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가 아닌 그들과 함께 있어주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그들과 수업을 하면서 배우게 되었다. 나의 글이 다소 지루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계속 비숫한 내용이 반복 되지는 않았는지? 실제는 이 내용보다 더한 반복의 과정을 거치고 거치면서 우리는 그들의 성적 정체성을 세우는데 함께 해야 할것이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
이 세상에서 나의 성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나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나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나는 더디지만 나에 대해서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이기 때문에 불행하다는 말에 나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참고 문헌)
구성애(1997),「구성애의 성교육」, 도서출판 석탑.fX5LlTmvthMLi6Y0dkffQf6aY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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