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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아이 수면 습관 바로잡기

최근 일본에서 늦게 자는 아이들이 저체온 증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아이의 건강과 성장에 숙면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 최소한 ‘9시 취침’을 금쪽같이 지켜야 하는 이유와 이를 위한 실천 방법들.

WHY _ '9시'에는 을 자야 할까?

● 늦은 취침은 성장을 방해한다
아이의 잠은 성장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가지면 생체리듬에 맞춰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지기 때문. 성장호르몬의 ⅔는 밤 사이에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다시 다른 내분비선을 자극하는 촉진 성분을 관리하는 등 아이의 성장과 신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성장호르몬은 수면의 특정한 단계에서 생산된다는 점. 잠이 들고 1~2시간 정도 지났을 때, 그리고 밤 12시 이전에 분비되므로 늦어도 9시에는 자야 하는 것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비만에도 영향을 미친다. 취침 시간이 오후 11시 이후인 3세 아이의 비만 발생률은 9시 이전에 잠드는 아이에 비해 1.2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늦게 잠자리에 들 경우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많아지고 따라서 야식을 먹을 확률도 높기 때문. 또한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지방 분해 기능을 갖고 있는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량이 증가해 비만 발생률을 높인다.

● 정서가 불안정해진다
짧은 시간도 집중하지 못하고, 안정감이 없으며, 심하게 떼를 쓰고 공격적인 아이들을 보면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경우가 많다.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면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지 못해 불안정해지는 것. 세로토닌은 뇌신경의 미묘한 조절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로, 이것이 활성화돼야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게 된다. 그런데 아침에 햇빛을 쐬면 세로토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늦잠을 자느라 아침 햇빛을 쐬지 못하면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것이다.

● 성 조숙화가 일어난다
밤에 잠을 자지 않거나 늦게 자면 2차 성징이 일찍 일어나는 조숙화가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은 바로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 ‘멜라토닌’은 1~3세에 평생 중 가장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노화 방지나 항암 작용 외에도 생식세포의 발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즉, 몸에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면 사춘기에 일어나는 성적 성숙이 진행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멜라토닌은 환경에 민감하여 한밤중이라도 불빛이 환하면 분비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밤늦게까지 자지 않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어 제2차 성징을 억제하는 효과가 줄어들며 초경이 빨라지는 등 성 조숙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 저체온증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체온은 하루 동안 0.6~1℃ 정도 오락가락하여 대개 36~37℃ 사이를 오르내린다. 하지만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다음날 아침 체온이 36℃에 못 미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일본에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소 늦게 잠자리에 드는 아이들의 경우 오전 9시경에는 체온이 정상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것은 부모가 아이를 일찍 재우지 않음으로써 아이의 생체리듬이 서너 시간쯤 늦춰지기 때문이다. 밤에 자는 동안 체온이 떨어지고 아침에 깨면 차츰 체온이 올라가 오후 3~4시를 기점으로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늦게 잠을 자면 체온이 미처 올라가지 못한 상태에서 어린이집에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낮에 정신이 멍하고 밤이 되어도 체온이 내려가지 않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런 아이들은 늦게 잠들다 보니 총 수면 시간이 9시간에 불과하다. 또한 늦게 자는 아이일수록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고, 배변을 하지 않고 유치원에 가는 경우도 70%가 넘게 나타났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신체 리듬은 혼란을 일으키고 수면이 얕고 길어지면서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것이다.

 

HOW _숙면 위한 리듬 개선 노하우
수면도 습관이다. 어렸을 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들의 수면 습관은 부모의 생활 패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불은 켜져 있고 TV 소리가 들리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가 자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 따라서 잠잘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부모도 일찍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아침 →생활 리듬이 일정하도록 계획을 세운다
밤늦게 잔 아이를 일찍 깨우면 수면 부족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최우선 과제이다. 일단 일찍 일어나기에 성공했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 리듬을 바로잡기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기분 좋게 보냈다면 80% 정도는 성공했다는 증거. 일찍 일어나는 것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바른 숙면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는 등 나름의 아침 의식을 가져보자.

① 잠든 아이를 천천히 일으켜본다.
②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 노래 CD를 틀어놓는다.
③ “좋은 아침”이라고 큰 목소리로 말한다.
④ 불을 켜서 방을 밝히거나 커튼을 젖힌다.
⑤ 아이가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준다.


점심 →밖에 나가 실컷 놀게 한다
낮 동안에는 얼마나 활동했는지가 생활 리듬을 바꾸는 열쇠가 된다. 몸을 움직이는 놀이는 물론,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을 많이 시켜야 한다. 꽃을 만지거나, 냄새를 맡거나, 공원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모습을 보거나, 동물을 보는 등 아직 걷지 못하는 아이라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만으로 많은 자극을 받고 좋은 체험이 될 수 있다. 아이가 밖에 나가 노는 것을 좋아하면 마음껏 몸을 움직이며 놀게 해준다. 몸도 마음도 충분히 만족하면 밤에도 푹 잘 수 있다.

①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이도록 한다.
② 항상 가는 공원보다 조금 먼 공원으로 데려 간다.
③ 밖에서 마주치는 것들을 꼭 만져보게 한다.
④ 산책을 나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3개 이상 찾아내자.
⑤ 밖으로 나가 여러 사람과 만난다.
⑥ 공원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시켜준다.


저녁 →오후 8시부터 잠잘 준비를 한다
밤에는 저녁식사와 목욕 시간을 언제로 정하느냐가 포인트. 이 두 가지만 정하면 의외로 리듬 잡기가 편하다. 문제는 아빠와의 시간이다. 평소 아빠의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 아이가 자지 않고 아빠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그 전에 아이를 재워야 한다. 아이가 잠들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① 저녁 7시|저녁을 먹고 과격하게 움직이기보다는 동화책을 읽어준다.
② 저녁 8시|방 안을 어둡게 한 다음 말소리를 낮추고 TV를 보더라도 볼륨을 최대한 줄인다.
③ 저녁 9시|아빠가 퇴근하기 전에 잠을 재운다.


주말 →대화는 아침에, 외식은 점심에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아이에게 있어서 부모와의 교감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어른의 생활 리듬에 아이를 맞추지 말고 아이의 리듬에 어른이 맞춰야 한다. 늦게까지 자지 않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아이의 생활습관만 고칠 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협조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쥐고 있는 사람은 아빠. 아빠의 리듬에 맞춰 귀가 후 목욕을 시키거나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 가족끼리 대화를 나눌 때는 밤보다 아침 시간을 이용하는 등 아이의 생활 리듬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① 휴일에도 평상시처럼 아침 7시에 일어나게 한다.
② 외식은 점심시간을 이용한다.
③ 오후 6시 이후에는 아이들을 밖에 데리고 나가지 않는다.